36장. 책을 덮고도 남아야 할 한 장
마지막 산출물은 50쪽 기록이 아니라 한 장의 기준본이다. 위쪽에는 부모님이 불리고 싶은 이름, 의사소통·이동 지원, 현재 약·알레르기 목록의 위치를 둔다. 가운데에는 이번 진료의 핵심 변화와 질문 세 개, 아래에는 다음 행동·시점·담당·연락 기준을 둔다. 민감한 식별번호는 넣지 않는다.
다른 가족에게 한 장을 건네고 가상 상황을 묻는다. “내일 예약 전에 무엇을 준비하나요?”, “약 설명이 서로 다르면 어디에 확인하나요?”, “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면 무엇을 먼저 하나요?” 세 질문에 문서만 보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. 답이 추측이라면 연락 기준을 보강한다.
한 달마다 폐기할 정보를 찾는다. 끝난 예약, 과거 약 목록, 잘못된 추측, 필요 이상으로 복제된 서류를 정리한다. 동시에 부모님에게 이 방식이 편한지 다시 묻는다. 동행 시스템의 주인은 보호자가 아니라 부모님이며, 좋은 시스템은 의료진의 판단을 대신하지 않고 정확한 사실과 존중을 다음 만남까지 이어 준다.